이미지 크게보기답답한 수출길 뚫어줄까… 한국무역협회와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가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동 주최한 ‘신남방 수출상담회’에서 참가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6월 수출 13.5%↓…7개월 연속 ‘마이너스’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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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 물량 24.1% 감소
글로벌시장 위축 영향 본격화

컴퓨터 -43%·반도체는 -25%
주력품목도 처참한 성적표

생산·고용·투자 반등 기미없어
하반기까지 침체 악순환 우려

1일 산업통상자원부 ‘6월 수출입동향’에서 수출은 1년 전보다 13.5% 감소하며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정부는 상반기 수출 전체 물량은 증가(0.3%)했지만 반도체 단가 하락 및 수요 부진, 중국의 경기 둔화 지속 영향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국내 주요 품목별 수출 증감률은 컴퓨터(-43.6%)를 비롯해 반도체(-25.5%), 석유화학(-24.5%), 무선통신기기(-23%), 디스플레이(-18.5%) 등이 감소 폭이 컸다.

특히 반도체는 메모리 단가(D램 60% 이상 하락) 하락이 지속하고 세계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재고 조정 등의 영향을 받았다. 석유화학 역시 유가 하락과 제품 구매 지연에 따른 단가 하락 등으로 수출이 부진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세계 교역 위축 영향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 중국 6월 수출 물량은 24.1% 감소하는 등 2009년 5월 25.6%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중국을 제외하고도 수출 증감률은 1년 전보다 9.6% 감소세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 수출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2.7%와 2.4% 줄었으며 독일도 9.1%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중 무역갈등과 반도체 업황 부진이 애초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다”며 “최소한 3분기까지는 악재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최근 반도체 수요 중심이 모바일에서 서버로 이동하고 있는데 서버용 반도체 수요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올해 수출이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될 것이라던 정부 전망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올해 60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결국 5700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무역갈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국내 수출이 치명타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휴전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사라진 것은 아니며 ‘상저하고’를 기대했던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여전하다고 전망했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우리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 세계 경제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와 소비 지연 등으로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예상했던 것보다 수출 상황이 좋지 않고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