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 유람선 참사 닷새째

현지언론 주변 선박 증언 전해
우리 구조대 잠수부 투입 논의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등 33명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아 사고를 낸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이 추돌 직전 추월이나 경고 내용을 담은 교신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고 발생 닷새가 지나도록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고 현지에서는 선내 수색을 위한 잠수부 투입을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헝가리 TV2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 발생 지점 주변에서 또 다른 선박을 운항 중이던 졸탄 톨너이 선장은 “당시 무전기를 통해 추돌을 경고하는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뉴브강을 항해할 때는 무전기의 10번 채널을 통해 교신하는데, 이 같은 경고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톨너이 선장은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이 10번 채널 무선에 등장한 시점은 사고 이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허블레아니호의 운영사인 파노라마데크의 사주 스턴코 어틸러 회장은 “크루즈선(바이킹 시긴호)이 교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시 다뉴브강 무전 기록으로 알 수 있다”면서 “당시 주변 선박들은 크루즈선의 교신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어틸러 회장은 “수사 당국이 크루즈선의 자동선박식별장치(AIS) 기록을 확보했고, 평소 경로도 확인했을 것이기 때문에 어느 쪽에 과실이 있는지 더 자세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구조당국은 3일 오전 잠수부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잠수작업을 실시할 것에 대비해 이전에 배치돼 있던 헝가리 군함을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현재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는 군함 대신 잠수작업 준비를 위한 바지선만 있는 상태다. 현지에 파견된 우리 구조대도 헝가리 측과 논의해 수색작업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한국시간으로 3일 저녁에는 실종자가 선내에 있는지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번 사고에 대해 보고했다.

부다페스트 = 조재연 기자 jaeyeon@
최지영·박준우·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