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송이호(왼쪽 두 번째) 교사가 지난 4월 18일 경기 파주 새얼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학생들과 함께 웃고 있다. 송이호 씨 제공

‘대한민국 스승상’大賞 파주 새얼학교 송이호 교사

“특수교사는 부모이자 도우미
3개월 연습끝에 시옷 발음 한
다운증후군 학생 가장 기억나”

이인희·박기영교사 등 9명도
근정훈장·포장 수상자로 선정

“저도 지체장애 2급 장애인입니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아요. 특수교사는 학생의 교사이자, 도우미이자, 부모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20년 동안 장애 학생들과 함께했습니다.”

오는 31일 교육부·한국교직원공제회가 공동 개최하는 제8회 ‘대한민국 스승상’ 시상식에서 대상(홍조근정훈장)을 받는 경기 파주 새얼학교 송이호(49·사진) 교사는 3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송 교사는 자신의 신체적 장애를 딛고 지난 20년간 장애 학생들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고취하는 교육을 실천한 공을 인정받았다. 그는 “지체장애인에게 0.5㎝ 높이는 비장애인의 50㎝, 5m 높이와 같다”며 “이처럼 제가 겪어온 어려움을 잘 연구하면 교육방법으로 발전시킬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으로 한 다운증후군 학생을 떠올렸다. 그는 “시옷 발음이 안 되는 초등학생이었는데 3개월간 함께 노력한 끝에 발음을 하게 됐다”며 “그 학생이 ‘사과’ ‘사자’를 발음하는데 눈물이 나 혼났다”고 회상했다. 졸업식 때 양말 3켤레를 선물해준 한 졸업생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너무 아까워서 아직도 신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권 강사, 장애이해 교육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아직도 장애인들이 지나가면 뒤돌아 쳐다보며 혀를 차거나 동정의 대상으로 보는 분들이 많다”며 “그저 평범한 이웃처럼 자연스럽게 봐주시고 도움이 필요할 땐 손을 내밀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대한민국 스승상에는 송 교사 외에도 이인희 대구남덕초 교사, 박기영 이현고 교사 등 9명이 녹조·옥조 근정훈장 및 근정포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교사는 소외계층 아이들의 행복교육을 위해 놀이수업을 개발해 학생·학부모·동료 교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박 교사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학생들을 자신의 집에 기거시키며 진로상담을 해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시 ‘어릴 때 내 꿈은’을 인용해 “‘물을 건너지 못한 아이들에게 징검다리가 되어주고, 길을 묻는 아이들에게 지팡이가 되어준’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며 “선생님들이 자긍심을 갖고 교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스승 존경 풍토를 사회적으로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