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불법발급받은 베트남인들
음주운전·교통사고 일으키기도

베트남 운전면허증을 위조해 국내 운전면허증으로 교체 발급하게 해준 일당과 불법 운전을 해온 베트남인 의뢰자 등 31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 때문에 운전면허조차 없는 이들이 국내에서 버젓이 차를 몰아 음주운전을 하거나 교통사고까지 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9일 운전을 해야 하는 국내 거주 베트남인(귀화자 포함)들에게 돈을 받고 베트남 운전면허증을 위조해준 혐의(사문서 위조 및 공무집행 방해)로 A(28) 씨를 구속하고 일당 4명과 위조의뢰자 B(32) 씨 등 26명을 포함,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14년 9월부터 페이스북과 베트남 SNS 등에 ‘베트남 면허증, 한국 면허증으로 교체’ ‘100% 한국운전면허 보증’ 등 광고를 내고 연락을 해온 B 씨 등에게 1인당 70만~100만 원씩 등 2500만 원을 받고 베트남 현지에서 위조책을 통해 면허증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 등은 홀로그램까지 정교하게 위조한 이 운전면허증을 운전면허시험장에 제출해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교체해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베트남이 국내면허 인정국가(136개국) 중 하나로 베트남 면허증을 제시하면 한국 면허증이 교체 발급되는 점을 노렸다.

이들은 특히 보관된 위조 면허증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출국용 허위 항공권을 제시해 베트남 위조 면허증을 반납받아 폐기했다. 반납 후에도 교체 발급받은 한국면허증은 회수되지 않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허점을 악용해온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면허증 회수도 없이 보관 중인 외국 면허증을 반환하는 제도는 개선이 필요해 도로교통공단 등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터폴과 함께 베트남 현지의 위조책 및 유통책 검거에 나섰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