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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거요청 나서자 수십개 날아와

사흘째를 맞은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장 점거 농성 현장에서 29일 새총 탄알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너트(사진)와 볼트가 등장해 인명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28일 회사측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에게 퇴거 요청을 전달하려고 한마음회관으로 들어가려는 과정에서 수십 개의 너트와 볼트가 날아왔다.

새총 탄알로 쓰인 것으로 보이는 너트는 빠른 속도로 날아와 회사 관리직원 한 명이 쓰고 있던 안전모에 맞고 튕겨 나갔다. 얼굴에 맞았으면 심각한 부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회사 측 관리자 120여 명은 오후 3시쯤 흰색 안전모를 착용하고 한마음회관을 찾아 농성 해제를 요구했지만 조합원 수백 명은 소리를 지르며 반발했다.

회사 관리자들을 향해 날아든 너트는 새총 탄알로 쓰이면 4∼5m 거리의 두꺼운 종이상자를 뚫을 만큼 위협적인 무기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새총 탄알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관리자들이 안전모를 안 쓰고 진입했다면 크게 다쳤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새총을 이용한 탄알 발사인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한마음회관 옥상에서 너트가 날아온 건 맞는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새총 탄알은 그동안 여러 차례 ‘폭력 행위’라는 문제가 지적됐지만 농성 현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지난 2009년 4월 회사 측이 구조 조정 계획을 발표하자 77일간 공장 점거 농성을 벌이면서 새총을 제작, 경찰을 향해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12명이 다쳤고, 경찰 헬기 등이 파손됐다. 2004년에는 새총 제작을 지시한 기아차 노조원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