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史를 중국史 편입·왜곡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도 충돌

동북공정(東北工程) 등 역사 문제와 미세먼지 문제는 한·중 간 잠재적 갈등 요인으로 꼽힌다. 휘발성이 강한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외교 라인을 통해 단호하면서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중국이 국가 중점 사업으로 지난 2002년부터 동북 지방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벌인 본격적 연구 작업이다. 하지만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역사 왜곡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나 한·중 간 주요 대립 사안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고구려가 독립국이 아닌 중국의 지방 정권이며, 고려 왕조는 고구려 왕조를 역사적으로 계승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고구려는 독자적 연호를 사용했고, 중국이 지방 속국의 증거로 제시하는 중국 왕조에 대한 고구려의 조공·책봉은 당시의 외교 형식이라는 게 우리 학계의 정설이다.

학계에서는 중국이 동북공정 프로젝트가 완료된 2007년 이후 백제를 일본에 의지한 국가로 인식하는 등 왜곡된 역사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가 역사 문제를 이슈화하지 않되 우리 역사를 바로 정립하는 작업에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세먼지 문제는 최근 한·중 간 국민적 반감이 극대화한 사안이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에 대한 한·중 공조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데 대해 “한국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온 것인지에 대해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문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양국이 함께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환경 문제에 대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반기문 대통령직속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지난 16일 한국언론진흥재단(KPF) 초청포럼에서 “국가들끼리 서로 싸우지 말고 대기오염물질과 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세먼지는 양국 정부 모두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정상 간 논의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