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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 올해 2월까지 분석
하버드대 98권…독서량 저조

‘82년생 김지영’ 대출순위 1위

지난해 서울대 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린 책은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사진)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서울대의 독서량은 자체적으로도 줄어든 것은 물론, 하버드나 옥스퍼드 등 해외 유수의 대학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서울대 중앙도서관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교내 도서관 도서 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82년생 김지영’이 238회로 대출 순위 1위에 올랐다. ‘82년생 김지영’은 평범한 대한민국 여성을 상징하는 30대 중반 전업주부 김지영 씨의 삶을 통해 여성들이 겪는 차별과 불평등을 그린 작품으로, 오늘날 한국 여성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출 수요가 늘자 도서관은 해당 책을 추가 구매, 현재 19권이 비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대학생들의 주된 관심사가 변화하는 양상이 이런 도서 대출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 대학생들이 계급이나 역사 등 거시적 문제에 더 관심이 있었다면 이제는 개인 일상에 관한 문제로 관심이 이동했다”며 “개인적 삶과 삶의 질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82년생 김지영’에 이어 많이 대출된 책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149회), ‘호모 데우스’(149회), ‘채식주의자’(148회), ‘오직 두 사람’(147회) 순이었다. 6위부터 10위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133회), ‘언어의 온도’(131회), ‘사피엔스’(123회), ‘7년의 밤’(119회), ‘바깥은 여름’(118회)이 차지했다. 주제별로는 예술 관련 도서가 가장 많이 대출됐고, 사회과학·역사·순수과학·철학·문학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1년간 1인당 대출 권수는 학부생이 8.9권, 대학원생은 13.4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대학생 평균(2017년 기준 6.5권)보다는 높지만 2년 전 서울대 학생 1인당 도서 대출 권수(2017년 기준 24.9권)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 수치라는 지적이다. 2017년 이후 해마다 1인당 100권이 넘는 독서량을 자랑하는 하버드, 옥스퍼드대와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버드는 2016년 기준 1인당 도서 대출 권수가 98권에 달했으며, 옥스퍼드는 108권에 달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