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美·中 고위급협상

관세 인상 시점엔 유예기간 둬
中과 협상 지속 위한 시간 벌어
트럼프 “習에 아름다운 친서받아”

미국이 결국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실력 행사’에 돌입한 가운데 미·중 양측은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실제 미국의 관세 인상 적용 시점이 늦춰져 협상을 지속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작업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이어갔다. 중국 측이 향후 협상에서 어떤 양보안을 내놓느냐에 따라 협상 타결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로이터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0시1분(한국시간 10일 오후 1시1분)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미국은 인상된 관세의 적용 시기에 일종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로이터통신은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이 10일 0시1분 이전에 미국을 향해 출발한 중국 화물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10%의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미 행정부가 협상을 위해 약간의 시간을 벌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측 대표단과 류허(劉鶴)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측 대표단은 9일 오후 5시쯤부터 워싱턴 USTR 청사에서 약 90분간 협상을 벌였다. 백악관은 양측 대표단이 10일 오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과 달래기 전략을 동시에 구사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페이퍼워크(서류작업)’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보낸 편지를 언급하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고 아마 통화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서에는 “함께 협력하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자”는 내용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서 합의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류 부총리는 협상 시작 전 기자들에게 “미국의 관세 인상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현재의 특수한 상황에서 미국 측과 합리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