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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석 민주연구원 부원장 내정… 朴시장 ‘정치 네트워크 넓히기’

13명 지원자 중 최종 낙점돼
이론·실무 겸비한‘與 정책통’
선거서 빅데이터 활용 이끌어
일각선 “대권 행보 염두”비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고한석(사진) 부원장이 각종 비리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서울시 산하 서울디지털재단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재인 캠프 출신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를 시의 디지털 사업을 주도하는 책임자로 내정한 데 대해 향후 대권 행보를 앞두고 민주당 주요 인사와의 정치적 네트워크를 넓히려는 의중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해 말 문재인 캠프 출신의 장영승 진인사컴퍼니 대표를 시 출연 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 대표로 임명한 바 있다.

10일 고 부원장 측과 복수의 서울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고 부원장은 오는 13일 오후 박 시장으로부터 재단 이사장 임명장을 받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임기는 3년으로 연임도 가능하다.

현재 해외 체류 중인 고 부원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13일에 박 시장에게 임명장을 받고 정식 출근은 14일부터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시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공식 석상에서만 봤을 뿐 깊은 인연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디지털재단 임원추천위원회는 예산 무단전용과 인사규정 위반 등 의혹으로 지난 2월 해임된 이치형 전 이사장 후임을 뽑기 위해 지난 3월 26일 재단 이사장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추천위는 지원서를 낸 13명의 후보자 중 서류 심사를 통해 4명, 면접 심사를 통해 2명의 최종 후보자를 압축했다. 이후 박 시장이 재단 정관을 참고해 고 부원장을 재단 신임 이사장으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빅데이터 전문가인 고 부원장은 민주당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몇 안 되는 정책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서울대 졸업 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정보기술(IT) 정책으로 학위를 받았고 이후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전신) 정책연구원 정책기획연구원, 당 정세분석국장 등을 거쳤다. 2017년 대선에선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 고 부원장은 앞으로 재단에서 빅데이터 공공과제 발굴·서비스 개선 등 디지털 혁신과제 등에 대한 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의 고 부원장 내정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이뤄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서울시장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박 시장으로서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과 관계를 넓히는 것이 다음 행보에 유리할 것”이라며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 인사들과 손잡고 함께 가보자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