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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호법 시행… 달라진 기업

음주 적발땐 사직 각오 경계령
내부 중징계 등 처벌수위 높여

“전날 술을 조금이라도 마셨다 하면, 아침 출근 때도 혹시 단속에 걸릴지 몰라 대리운전을 부릅니다.”

음주운전 사고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윤창호법’이 지난해 말 시행에 들어간 후 기업들이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임원들에게는 원거리여서 비용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술을 마셨으면 대리운전을 부르되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가 적발되면 사직을 각오하라는 경계령을 내린 상태다. 사기업뿐 아니라 공기업도 공무원에 준하는 엄격한 처벌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직원은 8일 “윤창호 법 시행 이후 임직원을 대상으로 음주운전에 대해 어느 때보다 각별히 경각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하는 내부 공문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A 기업의 임원은 “과거 같으면 골프장 그늘 집에서 오전에 막걸리를 한두 잔 하고 라운딩을 마친 후 운전하는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일절 금지하고 있다”며 “음주로 적발되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옷을 벗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B 기업 임원은 “평일에도 전날에 과음을 좀 했다 싶으면 바쁘고 성가시기도 하지만 아침 출근길에 대리운전을 부른다”며 “단순 접촉이나 교통사고 때 아무런 과실이 없어도 단 한잔을 마셨다는 것으로 직장생활을 끝내야 할 수 있어 한층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음주운전에 대한 계도와 함께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식품업인 K 사 관계자는 “영업현장에서 회사 차량을 이용해 운행하는 인력이 많은 만큼 음주운전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지속해서 교육 중”이라고 했다. L 사 관계자는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을 철저히 해왔는데 업무상이든 개인적으로든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면 내부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회부돼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전력 등 공기업들도 윤리강령에 ‘음주운전 관련 처리기준’을 마련해 최초 음주운전의 경우 감봉·정직, 음주운전으로 면허 정지나 취소처분을 3회 이상 받은 경우는 해임 처분하는 등 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민종·송정은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