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합작계획 발표
정부 10년간 1조원 지원에도
“이 정도론 다각도 혁신 한계”

정부와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 합작 계획이 발표된 가운데, 실효성 없이 끝났던 과거 정부 지원책과 달리 이번엔 국가 주도 핵심 사업으로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방점을 찍고 다각도의 지원을 약속했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적용될 수 있는 의료기기 분야 및 정보·통신 분야의 개인정보활용, 인공지능(AI) 등에서도 보다 ‘통 큰’ 규제 혁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오후 경기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과 전략으로 △팹리스(반도체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태계 △인력 △기술 등 5대 중점대책을 제시했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1조원 지원을 약속, 파운드리 시설 투자 세액공제 일몰기간 연장을 검토하는 등 세액 및 금융지원도 발표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전에 IC칩에 집중했던 정책과 달리 전반적인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핵심 기조로 내건 점이다. 시황에 흔들림이 덜한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하는 등 위기의식의 발로로 풀이된다. 정부는 시스템 반도체의 저변확대를 위해 시스템IC 2010(1998~2011년), 시스템IC 2015(2011~2016년)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생태계 구축 실패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구축은 기업이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으로 정부가 발표한 지원책 중 중소형 팹리스 지원 등 전후방 생태계 구축 측면은 반도체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이 더욱 커질 수 있도록 연관 사업에 묶여있는 규제를 더 확실히 풀어줘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정책에서 정부는 과거 ‘15년간 6400억 원’ 지원에서 ‘10년간 1조 원’으로 지원액수를 올렸으나 이 수준으로는 다각도의 지원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반도체 부문)은 “이번 정부 지원책은 지원금액이 적어 대학 및 민간기관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에 한정된 처방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