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기관 낙하산인사
청와대의 조직적 개입 의심
신미숙 신병처리는 곧 결정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에 대한 소환조사 검토에 착수했다. 검찰은 신미숙 균형인사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짓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22일 검찰 관계자는 “조 인사수석에 대한 조사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면서 “신 비서관에 대한 조사는 마무리됐으며 신병 문제 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신 비서관→조 인사수석 순으로 블랙리스트 및 낙하산 채용과 관련된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민감한 산하기관 인사를 장관이나 비서관이 독단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에 대한 찍어내기용 블랙리스트 작성과 친정부 인사 낙하산 채용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윗선으로 확대해 왔다. 인사수석실 산하 균형인사서비관실은 환경부 등 비경제부처의 인사를 담당한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청와대 낙점 의심 인사의 서류 탈락으로 환경공단 1차 상임감사 공모가 무산된 후 환경부 측이 신 비서관에게 제출한 경위서도 이 같은 낙하산 채용의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해당 경위서에서는 ‘청와대 추천자 탈락 재발 때는 처벌 감수’ 등 취지의 문구가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환경공단 1차 상임감사 공모에서 서류 탈락한 언론인 출신 박모 씨가 환경부가 출자한 민간 회사 대표로 임명된 과정에도 청와대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신 비서관은 지난 16일 서울동부지검에서 이뤄진 2차 소환 조사에서도 환경부 산하기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신 비서관은 10일 첫 소환 조사에 앞서서도 ‘변호사 선임’과 ‘변호사 해외출장’ 등 정당하지 않은 사유를 대며 소환 조사를 미뤄온 바 있다. 당시에도 법조계에서는 증거 인멸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바 있다. 신 비서관은 앞서 한 차례 기각됐던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직권남용과 업무방해의 공모자로 적시된 바 있다.

다만 조 인사수석의 경우 당시 공모자로 적시되지 않았다. 검찰은 구속영장 기각 후 이뤄진 김 전 장관에 대한 세 차례 소환 조사를 통해 새로운 혐의점을 추가,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역시 검토 중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