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용(왼쪽 세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다.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 번 와달라”며 문 대통령을 초청한 바 있다. 뉴시스

‘3대 산업 육성’왜?

文정부 대표할 산업정책 필요
1월초 반도체·바이오·차 언급
‘기업인과대화’서 지원 구체화

규제 샌드박스사례 적극 발굴
조기 성과창출위해 지원 방침

청와대와 정부가 비메모리 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를 ‘중점육성 산업’으로 정하고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할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나와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이들 분야에 재정 지원과 규제개혁 조치 등을 더해 확실한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9일 노영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을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윤곽이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전날 임명한 노 실장을 만나 “정책실장뿐 아니라 비서실장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는 것이 해야 될 일”이라며 “당당하고 투명하게 만나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노 실장은 “시간이 지나도 ‘이러이러한 산업정책은 문재인 정부에서 만든 것이다’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최소한 두세 개 산업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며 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 산업을 콕 짚어 언급했다.

같은 달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는 이들 3대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는 자리였다. 3개 그룹 총수를 포함한 기업인 130여 명이 참석한 본 행사를 마친 뒤 문 대통령은 일부 기업인을 따로 불러 노 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등과 함께 산책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등 국내 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수장들이 포함됐다. 이때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이 “삼성 공장이나 연구소를 방문해달라”고 요청하자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말했다. “송도에 오시면 (셀트리온 공장을 포함한) 바이오 밸리가 거기에 다 있다”는 서 회장의 말을 들은 후에도 참모진에 방문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미래형 자동차와 관련해선 이미 같은 달 17일 울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 참석,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살펴보며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문은 내가 아주 홍보모델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후 후속 조치로 비메모리 반도체·바이오·미래차·수소경제 등 신산업 분야별 육성 방안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 사례도 대대적으로 발굴해 조기에 성과를 창출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