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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연대 출범 1주년… ‘위협받는 표현의 자유’ 토론회

“역사적 사건을 입법 통해 박제화
의견 표출을 범법 규정 움직임
국민의 말할 권리 침해해선 안돼”

“민주주의 실현에 있어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이고 이는 우리나라 헌법 제21조 제1항을 통해 보장되는 자유입니다. 하지만 역대 정권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항상 부정적이었죠.”

김상겸(62)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19일 “표현의 자유는 인간으로 하여금 다양한 사상과 의견을 교환하게 해 민주시민으로서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며 “민주정치의 생명선과 같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날 언론 비평 시민단체인 미디어연대 주최로 열린 ‘위협받는 표현의 자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표현의 자유가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김 교수는 “표현의 자유는 오늘날 민주적 법치국가에 있어서 핵심적인 기본권”이라며 “민주주의에서 반대의견이나 소수의견은 필요조건”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짜뉴스 규제’나 ‘망언 처벌 특별법’ 등에 대해서도 좀 더 차분하게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표현이 다른 이의 법익을 침해하는 경우 이미 형법 등을 통해 얼마든지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상식에서 벗어난 표현이라 해도 표현 자체를 차단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헌법 제21조 제2항에서는 언론과 출판에 대한 사전검열을 금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 조항의 의미와 관련, “표현 자체에 대해서만큼은 어떠한 경우에도 사전에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특정 주제를 둘러싼 표현 전반에 대해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결국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던 현 정부가 도리어 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날 토론자로 참여해 “지속적인 연구와 논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역사적 사건들을 입법행위를 통해 박제화하고 성역화함으로써 사건에 대한 의견표출 행위 자체를 범법행위로 규정지으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유튜브에서도 나오지 못하도록 봉쇄하겠다는 규제까지 나오는 실정”이라며 “국민 개개인의 말할 권리에 대한 침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디어연대는 출범 1주년을 맞아 서울 동작구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언론자유 토론회와 기념식을 가졌다.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이날 축사를 통해 “권력을 견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이 홍보 나팔수 노릇을 자임해서는 안 된다”며 “언론이 바로 서야 국가가 건강해진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달라”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