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미선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野 “재산형성,국민정서 안맞아”
후보자 특정업무경비 지출내역
제출거부한건 심각한 사안”질타

與“후보남편 청문회 아냐”옹호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10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 내외가 법관 지위를 이용, 내부 정보를 사전 입수해 코스닥시장 상장설이 나오는 군장에너지의 1·2대 주주 이테크건설·삼광글라스 주식 24억 원어치를 매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이들 두 업체가 OCI의 계열사이고, 이 후보자의 배우자인 오충진 변호사가 OCI의 특허 분쟁을 두 차례 맡았던 점 등으로 미뤄 내부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와 배우자 문제를 분리해 판단할 것을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광덕(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오 변호사는 2017년 4월(특허권침해금지 관련)과 2019년 1월(특허 등록무효 관련) 등 두 차례에 걸쳐 OCI 그룹을 피고로 한 사건을 수임했다. 주 의원은 청문회에서 “(오 변호사가) 이테크건설·삼광글라스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이들을 계열사로 둔 OCI그룹 관련 재판 변호를 맡았고, 이 과정에서 군장에너지 상장 추진 정보도 입수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갑윤 의원은 “재산이 많은 게 문제가 아니라 재산 형성 과정이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임명되면 주식을 처분할 계획이 있느냐’는 서면질의에 ‘주식 백지신탁 심사위원회의 결정을 받은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답했는데, 직무 연관성이 없다고 결정하면 계속 헌법재판관 신분으로 주식 투자를 하겠단 말이냐”고 질타했다.

야당의 질타가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 배우자의 청문회가 아니지 않으냐”고 받아쳤다. 이춘석 의원은 “이 후보자의 청문회가 돼야 하는데 잘못하면 남편의 청문회가 될 수 있어 우려된다”며 “이 후보자는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 남편이 관여한 부분을 정확히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초우량 주식보다 생소한 코스닥 주식에, 특히 특정 회사에 속칭 ‘몰빵’ 투자를 한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14년부터 2019년 3월까지 특정업무경비 1325만 원을 사용했는데 대법원은 관련 세부 지출 내역 제출을 거부했다”며 “2013년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재판관 시절 받은 특정업무경비 출처를 내놓지 않아 결국 낙마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이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김유진·손고운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