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결과 따른 정국 향방

3일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결과에 따라 국회 운영부터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이 창원에서 승리하면 민주평화당과 함께 다시 교섭단체를 꾸릴 가능성이 크고, 국회는 ‘4당 체제’로 재편된다. 한국당이 두 곳 모두 승리할 경우 국정 운영의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여권의 위기감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성산에서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노 전 의원의 사망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의석 20석)을 채우지 못해 자연스레 깨졌던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을 재구성하는 논의가 곧바로 이뤄질 전망이다. 평화당 내부에서 교섭단체 구성으로 인한 실익이 크지 않다는 반발이 있지만, 정동영 대표 등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경우 국회는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의 세 교섭단체 체제에서 4당 체제로 운영되게 된다. 4당 체제가 정부·여당에 유리할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평화와 정의’가 대체로 민주당보다 개혁적인 입장을 내보이는 경우가 많아 여당이 국회 운영에 더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예상과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교섭단체의 추가로 민주당에 우군이 생긴다는 해석이 함께 나온다. 창원에서 정의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두 당간 후보 연대 혹은 단일화 가능성도 높다.

한국당이 통영·고성과 창원성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국정 운영의 무게중심이 야당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인 상황에서 두 곳 모두 내주게 되면 위기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민주당으로서는 통영·고성에는 지더라도 한 자릿수 격차로 좁히고 창원은 정의당이 이기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두 곳 모두 한국당에 내줄 경우 야당의 요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등 국정 운영의 궤도 수정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두 곳 모두 승리할 경우 황교안 체제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에 상주하며 두 곳을 바삐 지원한 황 대표는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두 곳 모두 패배할 경우 황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