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강행
‘1기’ 재현땐 정국급랭 불가피

3·8 개각으로 지명된 7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등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청와대는 27일 이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된 뒤 종합 검토를 통해 임명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구성 때처럼 국회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 없이 장관 임명이 강행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정국 급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진영 행정안전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상임위별 인사청문회에서도 야당의 공세는 이어졌다. 재산 형성 과정에서의 도덕성 문제나 땅 투기, 위장 전입, 아들 특혜 채용, 재산 축소 신고, 장남 이중 국적 등이 쟁점이 됐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 후보자들이 청문회에서 (여러) 의혹에 대해 잘 소명할 것”이라며 부실 검증 논란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5일 “후보자들에 대한 여러 의혹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청문회를 지켜보자”고만 했다. 그 사이 여당 내에서조차 “문제가 너무 많아 방어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던 관료 출신들이 더하다는 얘기도 들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7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모두 끝난 뒤 여론의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벌써 제기된다. 김 대변인은 18일 각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에 대해 “(사전에) 체크된 내용”이라며 “청문회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국회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 없는 장관 임명이 줄을 이으며 여야 긴장이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선 최정호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이 한 차례 불발됐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