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 청문

배우자·장남자료 제출동의‘0’
野 “최악 깜깜이 청문회” 질타
朴 “가져올수있는건 다가져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배우자와 자녀의 학적 변동을 포함한 공직후보자 검증에 필요한 인사청문회 요구 자료 상당 부분을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제출하지 않으면서 27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시작부터 정면 충돌했다. 박 후보자는 “원하는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야당은 “깜깜이 청문회”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산중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자료 없이 청문회를 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 청문회 연기를 요청했지만, 여당 측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 일단 진행은 하는데 이제까지 청문회 중에서 이렇게 자료가 없었던 ‘깜깜이 청문회’는 없었다”며 여당과 박 후보자를 강하게 질타했다. 박 후보자는 “미제출 145건 대부분이 시간이 경과해 자료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고, 개인 신상과 관련된 부분도 지나치게 많았다”며 “가져올 수 있는 자료는 다 가져왔으니 원하는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한홍 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을 위한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3자 제공 동의서’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자신의 배우자와 장남 관련 교육부 소관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 요구에 단 한 건도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한국당 의원들뿐 아니라 산중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 역시 박 후보자를 상대로 배우자 및 자녀의 학적 변동 사항과 해외유학 및 연수, 장학금 수혜 내역 등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박 후보자는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다.

정우택 한국당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국무위원 후보자 등을 상대로 자료 요청을 강하게 촉구했던 사례들을 내세우며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윤 의원은 박 후보자 아들의 이중국적 논란과 관련, “박 후보자가 ‘아들은 아버지 국적을 따라 자동적으로 미국 국적이 나왔다’고 말한 것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미국 시민권자가 한국에서 자녀를 낳은 경우 주한 미국 대사관에 해외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해당 자녀는 미국시민권을 획득할 수 없다”며 “특히 출생 신고를 할 경우에도 미 대사관에 11개에 달하는 많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아들이 아버지의 국적을 따라 자동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장병철·김유진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