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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패턴 / 필립 볼 지음, 조민웅 옮김 / 사이언스북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혼란하고 어수선하지만 그 가운데서 질서를 찾으면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낮과 밤의 규칙적인 주기, 달의 차고 기움과 조수간만, 사계절의 순환을 알고 있다. 우리는 유사성, 예측 가능성, 규칙성을 찾는다. 자연의 엄청난 복잡성을 간단한 규칙으로 쪼개고, 처음 보기에는 혼돈스러운 곳에서 질서를 찾고자 한다. 이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패턴 탐색자이다.”

영국의 과학 저술가 필립 볼은 자신을 포함해 사람들은 모두 ‘패턴 탐색가’라고 규정한다. 사람들은 늘 패턴을 찾는다. 그는 그 이유를 질서, 생존, 예측의 키워드로 설명한다. “우리는 호시탐탐 질서를 찾고자 한다. 질서는 우리가 예측을 잘할 수 있게 한다. 다음에 무엇이 올지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은 생존을 수월하게 만들어 주는 도구이며 따라서 우리 뇌가 그런 방식으로 연결되는 것은 당연하다.”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각각의 구성요소로 나누어 살펴볼 뿐 아니라, 때때로 그 모든 것을 합쳐 탐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형태는 각 구성요소를 개별적으로 봐서는 실로 추측할 수 없을 방식으로 이뤄지는 상호 작용의 결과로 자연계는 단순한 원리를 이용해 다양성과 풍부함, 찰스 다윈이 말한 가장 아름다운 온갖 형태를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패턴에 대한 탐색은 생물학,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천문학 등 과학뿐 아니라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는 예술 활동 그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있다.

책은 달팽이부터 은하까지 자연이 가장 단순한 원리와 규칙으로 만든 기발한 디자인과 경이로운 다양성을 담은 300컷의 사진을 큐레이션해 그 형태와 조직 원리에 따라 대칭, 흐름, 프랙털, 무늬, 파동 등으로 나눠 소개한다.

근본적인 과학의 언어인 대칭성, 자연의 구조로 불리는 프랙털, 자연의 보편적인 디자인 중 하나인 나선 등 우리들이 시각적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패턴부터, 역동적인 우주의 흐름과 혼돈, 빛과 소리의 파동, 아이들의 시시한 장난 같지만 우아한 곡선 구조와 모양을 만드는 거품, 동물의 무늬까지 우리가 흔히 놓치는 패턴도 보여준다. 질서와 조직의 반대 개념인 균열에서도 기하학적 패턴과 미학적 즐거움, 그리고 창의성의 원천을 발견한다. 288쪽, 2만95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