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생태환경부 “공장 오염물질 이동해 他지역 대기 악화”

가까운 산둥성 오염물질 최다
“中먼지 전적으로 기상이 좌우”
내달 세계학술지에 게재예정

中 “날씨조건따라 먼지 이동”
他 국가에 피해 사실상 인정

우리나라와 미국의 대학 교수진으로 꾸려진 공동연구팀이 지난 2016년 5∼6월 국내에서 측정된 초미세먼지(PM2.5)의 기여율을 분석했더니 중국발 요인이 최대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계절풍인 ‘편서풍’의 영향으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산둥(山東)성에서 넘어오는 대기오염 물질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세먼지 성분 중 유기물질은 광화학 반응에 의해 생성되며 5∼6월에 가장 활발해 연구에 적합한 시기로 꼽힌다. 공동연구팀은 올겨울(1∼3월)에 발생한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 사례도 조사, 연내 연구 결과를 발표키로 했다.

13일 서울대와 콜로라도대의 교수 및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연구에 필요한 인구가 충족되는 국내 5개 지역(서울 은평구 불광동·송파구 올림픽공원, 울산, 광주, 제주)의 2016년 5∼6월 지상 측정망 측정치와 연구 기간 기상 조건이 입력된 초미세먼지 확산 시뮬레이션을 확인한 결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중국 기여율이 최대 68%(5월 25∼28일)까지 치솟았다. 반면, 편서풍 유입이 적을 때는 중국발 요인이 25%로 떨어졌다. 연구팀은 “중국 기여율은 전적으로 기상 여건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분석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기환경(Atmospheric Environment)’ 4월호에 게재된다.

또 이번 연구는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KORUS-AQ)’가 수행 중인 ‘지상관측’의 하나로, 도출된 결과는 올 상반기 발표될 ‘1차 KORUS-AQ 최종보고서’에도 담길 예정이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국내의 경우 2차 초미세먼지 생성 원인인 암모니아(NH3), 질소산화물(NOx), 유기탄소(OC) 기여율이 각각 14.4%, 10.3%, 6.7%로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국외에선 중국 산둥발 아황산가스(SO2) 기여율이 10.5%로 가장 높았다. 연구에 참여한 박록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국내의 높은 암모니아 기여율은 논농사와 축산분뇨의 영향이 크다”며 “초미세먼지 생성 기여율이 높은 인위적 유해물질을 줄여야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지목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대기오염의 가장 큰 원인은 공장과 자동차, 석탄, 먼지 등 4가지가 핵심”이라며 “기상조건과 다른 지역으로의 오염물질 이동이 대기오염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도시 간 이동을 언급한 것이지만 중국이 자국의 대기오염물질이 국경 경계선을 넘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