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백범 묘소 참배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3·1절 4378명 특별사면

사드반대 집회 등 가담자 포함
국민통합·화합도모 취지 퇴색
이석기·한상균·한명숙은 제외
박상기 법무 “사회통합 기대”

26일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진 두 번째 특별사면에서 불법 시위 가담자 등 공안사범이 대거 포함돼 ‘코드 특사’ 논란이 일고 있다. 비록 정치인은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국민 통합과 화합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시행된 이번 특별사면의 취지가 다소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체 4378명의 특별사면 대상 중 공안사범은 107명으로 2.44%를 차지했다. 2017년 12월 29일 문 정부 첫 특별사면 때 공안사범은 25명으로 전체(6444명)의 0.38%였다. 특별사면에 포함된 공안사범은 이번에 숫자로는 약 4배, 비중으로는 6.4배로 증가했다.

◇공안사범 포함… ‘내 편 특사’ 논란=정부는 이번 3·1절 특별사면에 공안사범을 대거 포함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반대 집회(30명)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5명)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집회(19명)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집회(22명) △세월호 관련 집회(11명) △광우병 촛불 집회(13명) △쌍용차 집회(7명) 참가자 등이다. 이는 정부의 첫 특별사면 당시 공안사범들이 거의 제외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에는 용산 참사 관련자 25명에 대한 특별사면 및 복권만 시행됐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안사범의 대거 특별사면 취지에 대해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된 7개 사건을 선정했다”면서 “사회적 갈등과 상처가 치유되고 회복됨으로써 민생 안정 및 사회통합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불법 시위에 가담하더라도 ‘정권 코드 동조=사면’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줘 진영 간 갈등이 커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별사면 대상이 된 일부 시위의 경우 이념에 따라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애초 문재인 정권이 시위 사범에 대한 사면을 검토한 것은 이들을 정권 지지자로 봤기 때문”이라며 “첫 사면 당시 용산 참사 관련자들이 포함될 때부터 이 같은 우려가 불거진 바 있다”고 말했다.

◇특사는 왕조시대 유물=대통령의 특별사면권 행사 자체에 대한 정당성 지적은 매번 어김없이 나왔다.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일반사면과는 달리 특별사면은 대통령에 의한 자의적 행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특사는 대상이나 횟수 등에도 제한이 없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특별사면은 왕조시대의 유물로 3권분립을 원칙으로 하는 현대 민주주의에는 부적합하다”면서 “대통령의 명령으로 사법부의 최종 판결을 무효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논란이 됐던 정치인들은 모두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앞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광재 전 강원지사,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이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지를 놓고 논란이 인 바 있다. 첫 특별사면 당시에는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포함됐다. 경제인들도 특별사면 대상에는 없었다.

임정환·김수민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