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고위관계자 “문건 작성에
靑의 개입 개연성 없지 않다”
“인사수석실 오더” 진술 확보
조만간 관련자들 소환 조사

검찰 고위관계자는 20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작성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라면서 “청와대가 개입했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은 환경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환조사에서 블랙리스트에 대해 ‘청와대 인사수석실의 오더를 받았다’는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조만간 청와대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인사수석실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인사들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직권남용 혐의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환경부 블랙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수사의 초점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서 윗선인 청와대까지 확대된다는 의미다. 검찰 수사를 통해 인사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드러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검찰은 김 전 장관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장관의 재가 없이 청와대에 보고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검찰은 조만간 김 전 장관을 다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월 검찰 조사에서 해당 문건에 대해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이 청와대에 보고됐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환경부의 일부 산하기관에 대한 감사는 적법한 감독권 행사이며, 산하 공공기관 관리·감독 차원에서 작성된 각종 문서는 통상 업무의 일환으로 진행해 온 체크리스트”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을 처음 폭로한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은 이날 “청와대 변명은 인사수석실을 통한 직접 개입을 자백하고 시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전 반원은 조국 민정수석·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인걸 전 특감반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했다.

임정환·김수민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