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연대 ‘드루킹’ 토론회

“정치인 관여했다면 중대범죄
새로운 유형의 민주주의 파괴”

드루킹(김동원) 댓글 조작 사건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새로운 유형의 민주주의 파괴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형곤 전 EBS 이사는 19일 미디어연대·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 주최로 열린 ‘민주주의의 파괴,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토론회에서 “드루킹 여론조작은 민심을 조작한 것이고, 조작된 민심은 다시 국민 여론으로 포장돼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조 전 이사는 “정치인과 정당은 댓글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국가기관을 동원해서라도 댓글을 쓰거나 관리하려 든다”며 “국가정보원과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를 동원한 댓글 사건이 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인 신분으로 댓글을 조작했더라도 중대한 범죄”라며 “정치인이나 후보의 배우자가 관여한 것이라면 공무원 개입 이상으로 중대한 범죄가 된다”고 강조했다.

조 전 이사는 “473일 동안 8840만 개의 ‘공감’을 클릭하고, 120만 개의 댓글을 조작한 것은 네이버 뉴스가 제공하는 ‘댓글 많은 뉴스 랭킹 30’ 전체 기사에서 매일매일 순공감 순 상위 20개의 댓글을 다 조작한 것과 비슷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김동원이 공모한 댓글 조작은 완벽한 여론조작이며, 조작된 민심이 투표로까지 이어졌다면 이는 부정 대선이나 다름없다”고 날을 세웠다. 허익범 특별검사팀 수사 결과에 대해 조 전 이사는 “김동원과 김 지사의 관계를 규명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댓글 조작 120만 건을 규명했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 중대한 사건에서 그 피해자가 누군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은 중대한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네이버 뉴스편집자문위원을 역임한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은 “포털사이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민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자 여론을 조작하려는 세력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다방면으로 활동했다”고 지적했다.조원룡 변호사는 “김정숙 여사의 ‘경인선 가자’ 영상은 이번 드루킹 1심 판결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문재인 대통령 부부까지 포함한 국정조사와 특검이 당연히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