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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논란 발생 9일 만인 23일 목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건부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손 의원은 논란이 된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재산을 추후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뒤늦은 조치로 사안이 해명되거나 논란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

24일 정치권 안팎 인사들은 손 의원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 등과 관련, “아무리 선한 의도이고 현재 이익이 실현되지 않았더라도 그간 의정활동과 등록문화재 지정 전후로 가족·지인들을 동원해 목포 건물을 ‘무더기 매입’ 한 것을 고려할 때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공직자로서 물의를 빚은 것 자체가 문제이고 앞으로 어떤 문제를 개선한다고 해서 현재 행위가 합리화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법적으로 안 걸려도 국회의원으로서 다른 이익이 올 수 있는 게 있다면 사과하겠다”며 사건이 불거진 뒤 처음으로 ‘사과’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러나 조건을 내건 사과인데다 “지금은 (이해충돌)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의 자산을 기부하는 한편 나전칠기박물관을 위해 모은 유물도 전남도나 목포시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땅값이 오르라고 산 게 아니라 목포에 관심을 갖고 많은 사람이 오면 좋겠다는 것인데, 그것이 국회의원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사람을 칠 의도가 없었다고 해서 음주운전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며 “땅 사놓고 이제 와서 선의였다, 자산을 기부하겠다 백날 얘기해봤자 납득하기 어렵다. 이해충돌을 피하면서 문화재를 지킬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내놨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공직자로서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을 되새겨봐야 할 듯싶다.

최준영 정치부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