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머지않아 장소 발표”

김정은 친서 등 회담개최 징후
트럼프의 단순 레토릭일 수도

비핵화-제재완화 여전히 충돌
美민주 견제도 거세 낙관 일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2차 미·북 정상회담 장소를 머지않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북핵 담판을 위한 2차 정상회담 일정이 구체화 될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북한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놓고 여전히 맞서고 있고 미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조사를 공언한 상태여서 곳곳에 난관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계속되는 점도 미·북 정상회담 조기 개최에 걸림돌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대통령 별장 캠프데이비드로 출발하기 전 “(2차 정상회담) 장소를 협상 중이며 아주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간접적으로 대화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징후는 그동안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각료회의에서 김 위원장 친서를 꺼내 보이며 “아마 또 하나의 회담을 가질 것”이라며 “나는 김 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제재 지속에 불만을 표시하며 지난해 11월 8일 예정됐던 고위급회담을 연기 통보한 뒤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협상이 2차 정상회담으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와 제재 완화의 선후관계를 놓고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2차 정상회담 일정 결정에 영향을 줄 확률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재는 여전히 완전하게 유효하며 몇 가지 매우 확실한 증거를 얻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 해제 원칙을 재확인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계속한다면 북한은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라며 제재 해제를 재차 요구했다. 5일 북한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핵실험과 탄도로켓 발사를 중지한 지 한 해가 지난 만큼 이를 걸고 취했던 부당한 모든 조치를 해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이제 미국이 행동할 차례이고 우리에게 진 빚을 갚을 때”라며 제재 해제를 주장했다. 미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소환권을 행사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견제의 뜻을 밝힌 것도 정상회담을 통한 북핵 돌파구 마련이라는 트럼프식 외교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일 워싱턴포스트(WP)는 엘리엇 엥겔(민주·뉴욕) 하원 외교위원장 내정자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올해 초 외교위원회에 나와 증언하겠다고 말했다”며 “위원들은 북한과 관련한 명백한 진전 부족에 대해 분명하게 듣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국경장벽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간 갈등으로 셧다운이 해결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점도 정상회담 개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