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확실성 갈수록 확대
정부 프레임으론 변화 한계
규제 완화로 투자 유도해야

불확실성이 상시화되는 이른바 ‘뉴 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에 경제 혁신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의 주도적 역할이 강조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주된 정책 방향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성장의 주체는 정부가 아닌 기업이라는 원칙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뉴 애브노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질서를 의미하는 ‘뉴 노멀(New Normal)’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신 혼돈’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이 변동성이 일시적인 상황으로 끝나지 않고 상시적으로 존재하면서 불확실성이 점증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닥터둠’(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 그룹 이언 브레머 대표가 2013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됐다. 미·중 무역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경제정책 등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근 이 용어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상시화되면서 경제정책이나 기업의 경영환경도 ‘시계 제로(0)’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 상황에서 혁신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길은 결국 ‘기업’과 ‘규제 완화’라고 지적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혁신성장의 대표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는 우버와 같은 모습들이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나와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기업과 자본이 투자하는 선순환 과정을 이뤄야 혁신성장이 성공할 수 있다”며 “규제 완화를 통해 혁신과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주변에 와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 주도록 하는 게 중요한 데, 이를 주도하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도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운동장’을 마련해 줘야 한다”며 “기업 역시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고, 지배구조 개선 등 혁신성장을 위한 변화에 주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히 “정부가 8대 혁신성장 선도사업을 선정하고 재정을 투입하는 등 시장을 이끌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정부가 만든 프레임에 맞추도록 하는 이런 모습으로는 결코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며 “불확실성은 변동성과 연관되는데,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기회도 많다는 의미여서 기업이 여력이 있는 재원을 적극 투자해 다양한 혁신 시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