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 평가 ‘온도차’

전문가들 “경제대책 나열
실천 로드맵은 빠져 있어”

2일 문재인 대통령의 기해년(己亥年) 신년 인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 회복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고 긍정 평가한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들은 “위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실천 방안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부문에 초점을 맞춘 점은 평가할 만하지만, 경제 관련 메시지가 나열식에 그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 신년 인사에 대해 “경제 문제에 대해 적지 않은 메시지를 할애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정책 방향을 효과적으로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엄중한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과 함께 공정경제와 일자리 문제 해소에 대한 의지, 4차 산업을 기반으로 한 혁신성장 등 그간 당·정·청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온 내용이 신년 인사에 적절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현 정부의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에게 수많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런 잘못을 시정하겠다는 내용은 없고 무리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보여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 신년 인사가 경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은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경제의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구조 개혁이나 노동 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경제 위기에 대한 처방을 고민하고 있는 점에 대해선 공감한다”면서도 “기존 경제 정책 틀과 기조를 유지하면서 혁신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 리더십을 새로 세우기 위한 과감한 인적 개편을 주문한다”고도 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경제 위기 해소 방안에 대한 우선순위 없이 메시지를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쳤다”면서 “특히 소득주도 성장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기업 하기 좋은 환경과 혁신성장 얘기를 하는 것은 인식적 오류라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신년 인사가 경제 관련 내용에 집중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최근 떨어지는 지지율을 의식한 탓인지 지나치게 나열식이고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은 빠져 있다”며 “특히 경제 기조 변화를 위한 인적 쇄신이 중요한데, 그 부분에 대한 의지가 드러나지 않은 것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최준영·장병철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