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공유경제 확산기류 맞물려
신촌·강남일대 우후죽순
밤새 술 마시며 고성방가

연말 송년회 장소로 파티룸이 인기를 끌면서 소음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공유경제 확산 기류와 맞물려 파티룸이 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에 생겨나면서 실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신촌역 인근에서 혼자 사는 장모(여·29) 씨는 집 근처에서 영업 중인 파티룸의 소음으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파티룸을 찾는 사람들이 밤새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장 씨의 방까지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까지 옥상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때는 말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기도 했다. 파티룸은 말 그대로 파티 공간을 빌려주는 곳으로, 송년회나 생일과 같은 기념일을 챙길 때 이용한다. 한 번에 10명 이상이 들어갈 수 있는 넓은 곳들이 많아 대규모 모임 장소로도 쓰인다. 파티룸은 밤새도록 이용할 수 있어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고 시끄럽게 노는 경우가 많다. 장 씨는 26일 “사람들이 파티룸을 많이 찾는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는 소음으로 견디기 힘들다”며 “가끔 밤늦도록 노래방기계로 노래까지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창문을 닫아도 소리가 뚫고 들어온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한 공간대여 사이트에서 파티룸을 검색한 결과 신촌역과 홍대입구역 인근을 비롯해 강남구 일대의 다세대 주택가에 위치한 곳들이 다수 검색됐다. 간판도 걸지 않고 주택 2층을 파티룸 형식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 한 파티룸은 옥상의 바비큐 이용 시간과 함께 ‘소음 관련 민원이 들어올 경우 환불 없이 퇴실 조치가 가능하다’고 적어뒀지만 현실에서는 무시되기 일쑤다. 많은 업체가 공간대여 시 유의사항에 ‘층간소음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늦은 밤 시간대 고성방가를 자제해 주세요’ 등을 안내하고 있기도 하다.

인터넷에서는 ‘파티룸에서 한참 재밌게 놀고 있는데, 주민이 시끄럽다고 신고해 경찰이 찾아왔다’는 등의 글도 올라왔다. 파티룸을 이용해 본 김모(30) 씨는 “파티룸 아래 층이 일반 가정집이라는 사실을 방문하면서 알게 됐다”며 “대여 사이트에는 큰 소리를 자제해 달라는 말만 있어서 이 정도로 방음이 안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유 경제 방식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들이 등장하면서 규제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파티룸 관련 문제점을 파악해 노래방기계 설치 시 방음 시설 완비 등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