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洞 돌며 주민목소리 경청

10년도 넘게 신은 운동화, 면바지, 파란색 바람막이 점퍼…. 영락없는 동네 아저씨다. 주인공은 스스로를 ‘현장파 구청장’이라고 소개하는 이승로 성북구청장이다. 골목으로 시장으로 공원으로 수시로 방문하다 보니 주민도 스스럼없이 이 구청장에게 다가와 동네 문제를 묻고 의견을 나눈다. 가끔은 이 구청장 입에 귤을 쏙 넣어주고 돌아서는 과일가게 아주머니도 있다.

이승로 구청장의 가장 중요한 일정은 주민과 소통이다. 취임 직후부터 20개 전 동을 찾아다니며 민선 7기 성북에 대한 주민의 바람을 듣고 권역별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하는 등 현장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민선 7기 구정 운영의 슬로건도 ‘성북의 미래, 현장에서 답을 찾다’일 정도로 현장을 중시한다.

이 구청장이 유독 현장을 중시하는 이유는 주민과 직접 소통하면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을 마련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주민의 이의제기나 민원에 대해 적당하게 공문을 보내거나 안일하게 전화상으로 답변을 하면 여기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결국 악성 민원이 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구는 주민에게 직접 다가가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주민과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현장구청장실을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운영했다. 성북동·삼선동 1권역을 시작으로 장위동·석관동 6권역까지 이 구청장은 골목골목을 누비며 주민의 의견을 직접 수렴했다.

6개 권역 현장에서 나온 총 260여 건의 주민제안과 민원에 대해서는 실행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추진 상황을 관리 점검하는 관리카드를 작성하고 있다. 이는 향후 홈페이지에 공개함으로써, 현장에서 한 주민과의 약속이 실제 행정과 괴리되지 않도록 주민으로부터 점검을 받아나갈 계획이다.

주민 의견 수렴, 토론과 숙의, 정책반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정책형성과 결정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역의 주요 현안과 숙원사업을 적시에 구정 중점과제로 설정·추진, 주민소통을 통한 민생 중심의 문제해결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분야별 열린 토론회처럼 주민이 가장 원하는 정책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와 관심 있는 일반 주민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정책 우선순위를 결정·집행하는 실질적인 주민 참여의 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