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수사 미흡…특검 전례

관련사건 동부·수원지검 나눠
수사의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
檢“공정성 우려 배려한 배당”

적폐청산 수사에 열을 올리는 검찰이 ‘김태우 리스트’ 사건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민간인 사찰의 진위 확인과 이에 청와대 고위 인사들의 연루 의혹 규명이 검찰 수사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초 청와대와 문재인계 핵심 김경수 경남지사의 연루가 의심되는 ‘드루킹 사건’의 경우 미흡한 수사로 특별검사가 도입된 바 있어 검찰 수사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전 특감반원 김태우 검찰 수사관이 작성한 첩보 또는 사찰 리스트와 관련한 일련의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해당 수사가 현 정권 핵심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 연루는 물론 사찰 정황이 담긴 문건의 진위도 가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을 검찰에 고발하며 내세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는 적폐청산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폭넓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죄목이기도 하다. 경우에 따라 현 정권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검찰이 관련 사건들을 서울동부지검(한국당의 청와대 고발)과 수원지검(청와대의 김태우 수사관 고발)에 나눠 배당, 수사 의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은 ‘비위 의혹’과 관련한 대검찰청의 김 수사관 감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대검 감찰본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번 사건 성격에 대해 국민이 올바르게 평가할 것”이라고 언급,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24일 “(한국당 고발 건의 경우) 윤석열 중앙지검장과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관계 탓에 공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 박 비서관의 주소지 관할인 동부지검에 배당한 것”이라면서 “우려를 반영한 배당인데 오히려 공정성을 운운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지검장과 박 비서관은 2013년 국가정보원의 대통령 선거 개입 사건을 함께 수사한 전력이 있다. 대검은 연내 김 수사관에 대한 감찰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지만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수원지검에서 수사하는 청와대의 김 수사관 고발 건의 경우 유출된 자료가 비밀에 해당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공무상 비밀누설죄는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경우에 적용된다. 대법원 판례는 비밀을 ‘실질적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정환·김수민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