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북한인권증진집행계획서
납북자·국군포로 등 대폭 축소

통일부가 올해 북한 인권 정책 목표에서 북한 주민의 ‘자유권 개선’ 부분을 없애고 역점 추진과제에서도 북한인권재단 출범,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 해결 등 북한이 평소 민감하게 반응해온 부분도 대폭 축소하거나 삭제했다.

19일 문화일보가 단독입수한 ‘2018년 북한인권증진집행계획(북한인권계획)’을 보면 통일부는 대북 인권 정책 추진 목표로 ‘북한 주민의 인권 및 인도적 상황 개선’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북한인권계획의 ‘북한 주민의 자유권과 사회권을 통합적으로 개선한다’는 정책 목표에서 ‘자유권’을 삭제한 것이다. 올해 1월 여당이 개헌안 초안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빼려다 정정하고, 교육부가 중·고교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민주주의’로 기술하도록 확정한 데 이어 정부의 대북 인권 정책에서도 ‘자유’라는 단어가 자취를 감춘 셈이다. 지난해 북한인권계획의 경우, 역점 추진과제가 7개였지만 올해 계획에선 △남북 간 인도적 협력 △국내외 협력 및 실효적 정책수립 등 두 가지로 축소됐다. 특히 2017년 역점 추진과제였던 ‘북한인권재단 출범 및 조기 정착’은 올해 과제에서는 아예 삭제됐다. ‘북한인권재단 출범노력 지속’이라는 문구 한 줄이 북한인권계획 마지막 줄에 들어가 있을 뿐이다. 2017년 역점 추진과제 1번이었던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체계적 조사-기록-보관’은 ‘객관적 실태에 기반한 실효적 정책수립’이라는 표현으로 순화됐다. 3번 과제였던 ‘이산가족·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 노력’은 ‘납북자·국군포로’를 삭제하고 ‘이산가족 등 남북 간 인도적 문제 해결’로 변경됐다.

2017년에는 ‘유엔총회·인권이사회 차원에서 북한 인권 결의 채택 및 이행 관련 협력 추진’ ‘북한 인권 문제 공론화’ 등 인권외교의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제시했지만, 올해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균형적 시각 및 공감대 확산’이라는 표현으로 대체됐다. 늑장 계획 수립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한해의 집행계획을 그해 10월이 돼서야 수립한 것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김영주·박준희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