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親與인사 보고 또 뭉개”
‘道公 납품 특혜’ 의혹 제기

靑 “11월 1~2일에 보고서
2일 직무배제로 전달 안돼”

道公 “공정 기준으로 선정”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검찰 수사관이 한국도로공사의 납품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와 관련한 수사 불가피론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19일 김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날 의혹 제기와 관련해 “김 수사관이 직무에서 배제되는 시점에 제출한 첩보로, 절차상 조사가 이뤄질 수가 없었다”고 밝혔고, 도로공사 측도 “공정한 기준으로 납품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인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이 산하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 매장에 설치하는 커피기계 공급권을 같은 당 출신 우제창 전 의원이 운영하는 업체에 몰아줬다는 내용의 첩보를 10월 중순 청와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수사관은 “청와대는 보고서를 제대로 검증·조사하지 않았다”며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사례처럼 친여 고위인사 의혹 보고서가 올라오자 또 뭉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보고서가 특감반 데스크에 전달된 시점은 11월 1~2일이다. 김 수사관이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찾아가 지인이 연루된 사건 정보를 캐묻는 등 문제를 일으켜 직무에서 배제된 것도 11월 2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감반 데스크는 첩보를 접수하면 검증 작업을 거쳐 특감반장에게 보고하지만, 이번 사례는 김 수사관이 직무에서 배제돼 더는 검증 작업을 할 수가 없었다”며 “그래서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인데, 이를 뭉갰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했다.

도로공사도 해명 자료를 통해 “공정한 기준을 통해 업체를 선정했으며, 특혜는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 커피기계는 도로공사가 아닌 휴게소 운영업체가 선정한다”며 “도로공사가 선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가 이날 김 수사관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치권 등에서는 김 수사관이 제기한 의혹들도 함께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이 수사 전환을 했다고 하니 지켜보겠으나, 수사가 부진할 경우 특검 도입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김 수사관이 청와대에 어떤 내용을 보고했고, 청와대가 어떤 내용을 묵살했는지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채·박민철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