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직무유기 고소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에 반대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서울 남북 정상회담 환영 플래시몹’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태극기부대·민노총 잇단 시위
보수·진보 과격주장 점점 늘어
이념·세대·성별 ‘극단적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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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서울 도심에서 반복적으로 열리는 민주노총과 태극기부대의 집회는 문재인 정부 들어 극심해진 갈등 양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념과 세대, 성별 간 대립이 극단적 사고로 표출되며 ‘갈등 공화국’을 방불케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두고 둘로 쪼개진 여론은 이런 정치 이념적 갈등이 얼마나 첨예화돼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백두칭송위원회는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인공기를 흔들며 김 위원장의 방문을 연호하고 있다. 반면 백두청산위원회 등 보수단체에선 “김 위원장은 환영 대상이 아닌 체포 대상”이라며 열을 올린다.

사법 집행과 관련해서도 보수와 진보는 맞부닥친다.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내란 선동 혐의로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석방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같은 날 청계천을 사이에 두고 보수단체 등으로 구성된 태극기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연일 이어진 ‘적폐청산’ 수사를 놓고도 대립각은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1일 여의도 국회 앞을 포함해 전국 14개 지역에서 16만 명이 참여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며 힘을 과시했다. 성역이었던 대검찰청과 대법원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힘을 실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지난달 22일 출범 이래 불참하며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를 사실상 중단시켰다.

갈등 요인이 혼재돼있어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얽힌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막막한 모습이다. 지지층인 진보·노동단체와 반대층인 보수단체 모두 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과격한 주장을 점점 내놓고 있어 진퇴양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카풀 도입으로 택시업계가 집단 반발하자 민주당은 서둘러 카풀·택시 태스크포스(위원장 전현희 의원)를 만들어 중재를 시도했지만 지난 10일 한 택시노조원은 국회 근처에서 분신 사망했다. 카카오택시가 카풀 도입을 유보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택시업계는 오는 20일 10만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정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카풀 도입을 반대하는 택시업계의 입장도 존중하지만 공유경제를 바라는 업계와 국민의 입장도 존중해야 한다. 양쪽 다 놓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