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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유보→비토’ 패턴 없이
곧바로 부정적 평가로 돌아서

역대정권보다‘완충지대’좁아
“사회적갈등 매우 첨예한 상황”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긍정과 부정으로 극단적으로 갈리면서 여론의 완충지대로 여겨져 온 유보층이 실종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지지 → 유보 → 비토’로 이어지는 패턴을 거쳤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의 지지층은 유보 단계 없이 곧바로 비토층으로 바뀌는 양상을 보이면서, 과거 20∼30% 수준이었던 유보층이 10% 안팎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14일 이를 ‘지지의 첨예화’라고 규정하고 “여론이 양 극단으로 갈리면서 사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의견을 유보한 층은 11%(긍정평가 45%, 부정평가 44%)에 불과했다. 지난 10월부터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변화 추이를 살펴봐도 유보층은 8∼11%로 유지됐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사람들이 유보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비토층으로 돌아선 것이다.

앞서 리얼미터가 지난 10∼12일 전국 성인남녀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서도 유보층은 5%(긍정평가 48.1%, 부정평가 46.9%)였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여론이 양극단으로 홍해 바다 갈라지듯 갈라진 것”이라며 “사회 갈등이 굉장히 첨예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그동안 지지 여부를 밝히는데 소극적이었던 사람들이 이제 공개적으로 의사표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역대 정부와 비교해도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 유보층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집권 2년 차 3분기 지지율(한국갤럽)을 보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당시 유보층은 29%(긍정 26%/부정 45%), 김영삼 전 대통령 31%(긍정 44%／부정 25%), 김대중 전 대통령 25%(긍정 46%/부정 29%), 노무현 전 대통령 17%(긍정 23%/부정 60%)이었다. 광우병 집회, 탄핵 등의 첨예한 갈등을 겪은 이명박 전 대통령 9%(긍정 36%, 부정 55%), 박근혜 전 대통령 10%(긍정 44%, 부정 46%)와 비슷하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