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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사진) 검찰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현안사건 수사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정립돼 가는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반박으로 분석된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문 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올바르게 소임을 다하도록 해야겠다”며 적폐 수사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문 총장의 발언이 박병대·고영한 전직 두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다가 투신한 사건 등으로 적폐 수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했다.

문 총장은 대검 인권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인권 중심 업무시스템 개선에 속도를 낼 것도 주문했다. 검찰은 ‘구속 전 피의자 조사 시 인권보장 방안’을 마련해 10월부터 시범 실시하고 있다. 구속 송치 당일은 피의자를 대상으로 사건 관련 조사를 하는 대신 인권감독관의 면담을 받게 하고, 수갑 등 보호장비를 해제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 전 사령관이 투신 나흘 전 구속영장심사를 받으러 법원에 출석할 때 수갑을 찬 것으로 놓고 비난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문 총장이 ‘피의자 인권’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주목된다. 3성 장군 출신인 이 전 사령관에게 수갑을 채운 데 대해 검찰은 “구인영장이 적법하게 집행됐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흉악범도 아닌데 구속영장 발부 전인 공인에게 수갑을 채우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적폐청산 수사로 민생 수사가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문 총장은 미제사건에 대한 처리도 당부했다. 이날 대검에 따르면 매년 10월 31일 기준 2014년 7만2329건, 2015년 7만1569건, 2016년 7만3476건, 2017년 7만3515건이던 미제사건이 올해는 8만4052건으로 대폭 늘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