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에 철도 운행 정상화
사고원인규명 떠넘기기 조짐

지난 8일 열차 탈선 사고로 운행이 중단됐던 KTX 강릉선 강릉발 서울행 열차가 사흘 만에 운행을 재개했으나, 사고 원인 규명에다 떠넘기기 조짐이 일고 있는 책임자 문책, 유사 사고 방지 대책 등으로 완전한 사고 수습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10일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0분 강릉발 서울행 첫차는 승객 112명을 태우고 복구 완료된 복선 구간을 지났고, 오전 7시 23분 서울역에 무사히 도착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늘 강릉발 서울행 첫차는 안전 운행을 위해 궤도 이탈이 발생했던 구간에서는 40㎞ 이하의 속도로 서행했지만 다른 구간에서는 속도를 내 정시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KTX 열차 탈선 사고 원인은 선로전환기 전환상태를 표시해 주는 회선 연결 오류로 추정되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부실 시공인지, 코레일의 유지·보수 문제인지에 따라 책임 소재가 갈린다. 양측 간 책임 떠넘기기 공방이 벌어질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사고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나더라도 코레일과 시설공단은 물론 관리 당국인 국토부 관계자들까지 대규모 문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사고 발생 초반, 사고 원인을 놓고 벌어진 코레일의 행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초동조사 결과가 선로전환기 전환상태를 표시해 주는 회선 연결 오류로 나오는데도, 오 사장은 “기온 급강하가 열차 사고 원인 가능성”이라고 언급했다가 “철도 최고 책임자가 관리 책임을 날씨에 떠넘기려고 했다”는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철도 전문가들은 “선로에서 살짝 벗어난 탈선 형태가 아니라, 동력차와 객차가 T자형으로 엉킨 것을 보면 선로전환기 불량일 가능성이 크다”며 “더 큰 비극을 막기 위해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는 물론 코레일과 국토부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와 책임자 문책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