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9일 밤 강원 강릉시 운산동 강릉선 KTX 열차 탈선 사고 현장에서 이틀째 밤샘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非전문가 오영식사장 취임이후
코레일 해고자복직·비정규직
SR 통합·남북 철도연결 집중

안전체계 확립 본연업무 뒷전
경영진 무능에 근무기강 해이
이와중에 노조는 강제전출항의

철도 비(非) 전문가로 정치인 출신인 오영식 사장이 이끄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근무 기강 해이와 경영진 무능, 안전불감증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오 사장 취임 후 10개월 동안 코레일이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친(親)노조 행보와 SR(수서고속철도 운영회사)과의 통합, 남북협력 사업 등에 몰두하는 사이 잇따른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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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철도 분야 경력이 전무한 오 사장이 코레일 사장에 임명될 때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2기 의장을 지낸 ‘586’ 운동권 출신의 재선 국회의원이 전문 분야인 코레일의 수장으로 선임된 데 따른 비판이었다.

오 사장은 취임사에서 주요 경영 방향으로 안전체계 확립과 서비스 개선 같은 본연의 업무 외에 △SR과의 통합 등 철도 공공성 강화 △남북철도와 대륙철도 진출 △동반자적 노사관계 구축을 강조했다. 오 사장은 실제로 취임 이틀 만에 파업 과정서 해고된 노조원 98명의 전원 복직을 약속한 후 4월 해고 노조원 65명 1차 복직, 7월 KTX 해고 승무원 180여 명 특별채용 합의, 8월 비정규직 6769명 정규직 전환 등을 결정했다. 노골적인 친노조 경영이었다.

그런데도 노조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탈선 사고가 난 8일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 게시판에는 “열차 사고가 이어져 안타깝다”면서도 “공사가 7일 강제 전출을 단행했다. 오 사장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 투쟁이 불가피하다. 지부장회의를 개최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코레일이 오래 근무한 일부 직원의 보직을 바꾼 데 대해 반발한 것이다.

노조 외에 오 사장은 남북 철도연결과 SR 통합에 집중했다. 지난 9월 북한을 방문해 남북 철도연결 관련 논의를 했고, 국회 등에서 SR과의 통합을 주장했다. 안전과 대고객 서비스라는 기본 업무에 총력을 쏟아야 할 코레일이 친노조 정책과 현 정부 기조에 지나치게 치중한 것이다. 오 사장이 6차례 대국민 사과를 하고도 ‘안전사고’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 배경이다.

오 사장은 강릉선 KTX 탈선 사고 직후 “기온 급강하에 따라 선로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지 않을까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선로 전환기 회선 연결이 잘못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번복해 비판을 받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남북 철도 연결을 말하기가 민망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일각에서는 관리해야 할 철길은 늘어난 반면(2015년 대비 2017년 10.6% 증가) 정비나 인력 예산은 줄어(2.2%)든 점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지만, 정치적 이슈에 치중한 코레일 경영진에게 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