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합의’ 이모저모

여야, 정부안서 총지출 5조 감액
‘사회통합형 일자리’ 220억 배정

7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내년도 정부 예산에 지역구 예산을 반영하기 위한 ‘쪽지예산’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예산안 증액 심사는 국회 예결위 소(小)소위원회와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의견을 받아 기획재정부에 직접 증액을 요청하고 있다.

증액 심사가 급박하게 이뤄지면서 ‘깜깜이 심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전날 야 3당 원내대표 기자회견에서 “증액 사안에 대해 두 거대 양당의 철저한 담합에 의한 지역구 예산 챙기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지역 민원 예산, 정당별 중점 사업 예산이 상당하지만 기재부 동의가 필수이다 보니 현재 국회와 기재부 간 막판 신경전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가 사회간접자본(SOC)과 경제 활성화 예산을 늘리기로 했지만 규모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충청, 호남 지역 SOC 사업이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공개적으로 지역 SOC 예산의 대폭 증액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야는 당초 정부안의 총지출 가운데 약 5조2000억 원을 감액하기로 했다. 두 정당 합의에 따르면 일자리 예산 전체 감액분 6000억 원은 야당이 중점적으로 삭감을 요구했던 2조8000억 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과 각각 4000여 억 원이 편성된 취업성공패키지 지원사업,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야당이 주요 삭감 대상으로 삼았던 1조977억 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도 최종적으로 약 10%에 해당하는 1000억 원이 감액됐다.

한편 민주당과 한국당은 내년도 예산안에 ‘광주형 일자리’ 대신 다른 지역에서의 사업 추진까지 염두에 둔 ‘사회통합형 일자리’ 명목 예산 220억여 원을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산하 제3정책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원욱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최종 무산될 경우) 다른 지역을 대상으로 공모 절차에 돌입해 관련 예산을 투입하기 위한 차원으로 안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노사 간 이견으로 좌초될 위기에 놓이면서, 관련 사업 예산이 아예 배정되지 않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공모제 전환의 길을 열어뒀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김유진·최준영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