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P 인상 후폭풍

국민37% 1인당 빚 8043만원
가계 年2조5056억 추가 부담

투자시장 ‘머니무브’ 가능성
“확정수익 주는 상품 몰릴 듯”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1년 만에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가계와 기업에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과 시중은행들은 0.25%포인트 인상에 따른 추가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경제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가 깐깐해져 있는데 시중 자금 순환까지 더뎌지면 경영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취약 가계 등에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내년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경우 부작용이 애초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 총액은 1514조4000억 원이었다. 이 중 판매신용(카드·할부금융사 외상판매)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1427조7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예금은행 잔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0.2% 수준이다. 따라서 비은행의 변동금리 비중이 예금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가정할 때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2조5056억 원(1427조7000억 원×70.2%×0.25%) 늘어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37%인 1903만 명이 가계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1인당 부채는 8043만 원에 달했다. 이 역시 같은 계산 방식으로 따져보면 국민 1인당 연간 14만1154원, 4인 가족일 경우 연간 약 56만4618원의 이자가 늘어난다는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좀 더 감안해야 할 것은 시중은행이나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금리 인상 폭보다 대출금리를 올려 받을 수 있고, 과도한 부채를 지닌 취약 가계와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지난달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금리가 오름세를 보였다. 예금금리는 2%에 근접하면서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가계대출을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0.02%포인트 오른 3.31%를 나타냈고 집단대출은 0.05%포인트 오른 3.45%를 가리켰다. 일반 신용대출(4.45%)도 0.06%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금융투자 시장에서 자본이 움직이는 이른바 ‘머니 무브’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과 채권 시장에선 기준 금리가 인상될 것을 80% 확률 정도로 높게 봐왔다”면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황 연구위원은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품들, 예를 들어 예금형 혹은 확정 수익을 주는 상품이나 단기성 금융상품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만용·박세영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