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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年1.50%에서 1.75%로
韓·美 금리差 0.50%P로 줄어
금융불균형 심화…안정에 무게
경기하강 국면 ‘실기론’ 주장도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끌어올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1.25%에서 1.50%로 인상하며 초(超)저금리 시대의 종지부를 찍은 지 정확히 1년 만이다. 당시 한은은 2011년 6월 이래 6년 5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 기준금리(2.00~2.25%)의 상단과 0.5%포인트 차로 줄어들었다.

한은이 이날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한국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대출이 1500조 원을 넘어서는 등 금융 불균형 우려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이후엔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정부 당국자들이 대놓고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한 점도 한은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 금리 인상도 한은을 재촉해왔다. 한·미 정책금리는 올해 3월 역전됐고 곧 1%포인트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금은 금융안정을 우선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사실상 예고됐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미 2명이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유지되는 점,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금융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부에선 한은 ‘실기론’도 나온다. 현재 국내 경기가 인위적 부양이 필요할 정도로 위축되고 부동산 시장도 침체를 걱정하는 분위기인데 한은이 가계와 기업의 돈줄을 조이고 이자 부담을 키우면 경기하강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다. 경기 상황이나 국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내년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금리 인상이 추가적인 인상의 시발점처럼 인식돼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김만용·박세영 기자 mykim@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결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알리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