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野3당 “결단하라 !”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등이 28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촉구 공동 결의대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구제 개편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홍영표에게 출국전 의지 밝혀
與‘연동형 비례대표’엔 부정적

민주당 “약속한 적 없다”지만
與의원들 발의 선거법 개정안
정치권 “연동형이 전제” 판단

문재인 대통령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선거제도 개편을 이번에 꼭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야당으로부터 선거제 개편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민주당이 이날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띄우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에 나설 태세여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어제(27일) (해외 순방에 나선 문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공항에 나갔는데 (선거제 개편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며 문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홍 원내대표는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 개편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솔직히 (선거제를 바꾸면) 원내 1당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지만, 저희는 손해를 볼 각오를 이미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호중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선거제 개편 관련 TF를 꾸리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의원정수를 늘리는 것에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자유한국당이 1명도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이 문제를 우선 정리해야 한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놓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과 민주당의 공방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3당은 이날 민주당과 한국당의 결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여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야3당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내놓은 당의 공약은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고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인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약속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간 민주당의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연동형 방식을 전제하고 있다고 판단해왔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은 모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전제하고 있다.

야3당의 공세에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만 현행 제도의 대안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맞서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비례성과 대표성이 강화된다는 데에는 대부분의 정치학자는 물론 여야 공히 동의하고 있다. 현행 제도는 거대양당은 과다대표된 반면 군소정당은 과소대표된 측면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현행 소선거구제는 악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선이라는 구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