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독감은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한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연합뉴스

- 독감, 손 구석구석 씻고 예방접종 가장 효과
- 수족냉증, 장갑·수면양말 항상 착용… 보습 중요

노로바이러스 장염도 빈번
물은 반드시 끓여서 먹어야

눈물샘 기능 저하 안구건조
실내 습도 60%이상 유지를

실내외 온도 급격하게 차이
심장혈관 질환도 주의해야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은 우리 몸이 특히 취약해지는 시기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 등에게서는 건강관리가 각별히 필요하다. 독감 유행도 겨울철에 나타나며, 바이러스성 장염도 이때 흔하다. 눈은 쉽게 건조해지며, 손발이 저리는 증상도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실내외 온도가 급격하게 차이가 나면 우리 몸의 심장혈관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선 겨울철에 흔한 질환은 물론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

◇독감, 장염=바이러스는 기온이 높고 습한 날씨에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에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김민자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7일 “특히 겨울철 호흡기 바이러스는 잦은 실내생활, 운동부족, 면역력 저하 때문에 급속하게 전염이 될 수 있고, 노약자나 어린아이의 경우 증세가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독감은 매년 겨울과 초봄에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이로 인해 고령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증가한다. 특히 이번 겨울은 2010~2011년 이후 가장 이르고, 지난해 대비 2주 빨리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예방을 위해서 손을 올바르게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노출을 자제해야 한다. 보통 독감 예방주사는 유행 전에 항체가 생길 수 있도록 10~12월에 접종하는 게 좋지만,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만성질환자·영유아·고령자는 이미 유행 중이어도 접종받을 필요가 있다. 보통 전체 바이러스 장염의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노로바이러스 장염은 주로 겨울철에서부터 봄까지 유행한다. 겨울철 장염과 식중독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한 노로바이러스는 비누나 알코올 등으로도 잘 제거되지 않을 정도로 생존력이 강하다. 대변을 통한 바이러스 배출 등이 주된 전파경로이며, 사람 간의 전파가 가능하다. 감염을 막기 위해선 손 씻기 등의 기본적인 개인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또, 물은 반드시 끓여서 먹고 아이들의 손이 많이 닿는 장난감이나 우유병은 자주 살균해야 한다.

◇안구건조=차갑고 건조한 겨울철 날씨는 눈물층을 망가뜨려 안구건조증이 발생하기 쉽다. 건성안증후군, 눈마름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안구건조증은 눈물샘의 기능 저하로 눈물이 제대로 생성되지 못하는 질환이다. 주로 눈물 생성기관에 염증이 발생하거나 눈물 구성 성분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나타난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난방으로 인해 공기 중의 수분이 증발하는 겨울에 많다.

김응석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실내 온도는 18~22도로 유지하고 하루 세 번 정도 환기해야 좋다”며 “차 안에 있을 때는 히터 바람이 나오는 위치에 눈을 노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젖은 수건이나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60% 이상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안구건조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눈물이 나오지 않는 건 아니다. 찬바람이 불면 통증과 함께 눈물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처럼 눈물이 흘러도 눈물막이 불안정해 다시 건조한 상태가 반복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수족냉증=날씨가 추워지면 손과 발에 냉감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추위 때문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 손이나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감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원인은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 말초 부위의 혈액순환이 불충분해지는 경우 열의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손발의 온도가 저하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진무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여성건강클리닉 교수는 “겨울이면 장갑, 수면양말 등을 항상 착용하고, 심지어 여름에도 차가운 분들이라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찬 공기나 찬물,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일 때 피부 색깔이 변하면서 통증이 동반된다면 수족냉증과 비슷한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순환제제를 복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은 생활 습관이다. 겨울철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옷을 여러 겹 입고, 가볍고 땀을 잘 흡수하는 면 소재 옷이 좋다. 세수나 설거지 등을 할 때는 찬물을 사용하지 말고, 피부가 건조하지 않게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손은 거품을 내서 손바닥과 손등을 마주 대고 문지르며 씻는다. 손깍지, 손톱 밑까지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이미지 크게보기 추운 겨울 손발이 수시로 시리고 저리다면 추위로 인한 영향으로 오해하기보다는 수족냉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