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삶을 사는 것은 글을 쓰는 것과 같다. 올바른 삶에는 훌륭한 문장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183쪽)

중국 현대 미학계의 거장 주광첸(朱光潛·1897~1986)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쌤앤파커스)에서 인생과 예술은 하나라고 했다.

인생은 넓은 의미의 예술로 개인의 역사가 곧 그 사람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그 작품이 예술이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반대로 삶을 이해하는 사람이야말로 예술가이며, 그때 그의 삶은 아름다운 예술작품이 된다.

좋은 삶과 좋은 글이 같다고 비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좋은 글이 전체와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완벽한 유기체이듯이 좋은 삶 역시 인격이라는 통합된 유기체를 갖는다고 했다. 올바른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전진과 후퇴, 취함과 나눔, 미소와 소리 같은 그 사람의 행위 하나하나가 모순되지 않고 그의 통합된 인격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책은 일본의 중국 침략이 노골화되던 1932년 주광첸이 청년들을 위해 쓴 열다섯 통의 편지를 엮은 것이다. 그는 복잡한 시대에 갇혀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인생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삶을 알고자 한다면 주변의 사물을 느끼라고 말하고,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라고 조언하며 적당히 거리를 둘 때 아름다움도 삶도 그 실체를 드러낸다고 말한다.

생존이 왔다 갔다 하는 급박한 시대에 미에 대한 이야기라니, 너무 한가하다는 비판에 그는 “시절이 어지럽고 사회가 엉망진창인 것은 사람들의 심보가 너무 악하기 때문이라며 배불리 먹고 고관대작이 돼 떵떵거리며 사는 것보다 더 숭고하고 순결한 소망이 있다는 것을, 마음을 깨끗이 하고 삶을 아름답게 영위하려는 소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280쪽, 1만5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