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손학규 대표가 14일 국회 본관의 바른미래당 대표실에서 트렌치코트를 입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손학규는 누구

“지방선거에서 당이 완패하고 나서 아, 이제 정치를 그만두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6·13 지방선거 후 완전한 정계 은퇴를 결심했었다고 토로했다. 손 대표는 14일 문화일보와의 파워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이후 당이 완전히 빈털터리가 됐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손 대표는 자신이 설립한 싱크탱크이자 정치 거점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해체까지 진행하려 했다. 그 와중에 이찬열 의원과 정치권 안팎의 많은 사람이 정계 은퇴를 극렬 만류하고 정치 개혁의 밀알이 돼 달라는 주문을 해 결심을 바꿨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당이 어렵다고 정치를 그만두면 전남 강진에서, 만덕산에서 칩거하다 2년 만에 내려올 때 했던 다짐은 어떻게 되는 거냐’며 질책하는 목소리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밝혔다. 이게 그가 지난 9월 2일 당세가 기울어진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 뛰어들게 된 계기다.

서울대 학생 시절 운동권 3총사라는 평가를 받았던 진보 정치학자 손학규를 정계로 이끈 건 1993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었다. 그해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 보수정당에서 3선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지사를 지내면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때부터 이미 대권 ‘차기’ 주자였다.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과 통합민주당 창당을 주도하면서 보수에서 진보로 재변신하는 등 정치적 변곡점을 맞는다. 총선과 대선을 겪으면서 정계 은퇴와 정계 복귀를 거듭했다. 2012년 ‘저녁이 있는 삶’을 슬로건으로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다가 문재인 후보에게 패한 뒤 전남 강진 흙집에서 2년간 ‘칩거’를 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하산 후 안철수와 손잡고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에 입당했고, 지방선거로 피폐해진 당 전당대회에 나가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나에게 남은 임무는 국회 의석 100석의 중도대통합 정당을 성공시켜 미래 지도자들이 뛰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시흥 출생(71세) △경기고 졸 △서울대 정치학과 졸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 박사 △서강대 정외과 교수 △4선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지사 △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당 대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