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자 손학규의 협치論

“여권은 野에 내각권력 나누고
야당이 국정운영 돕는 게 원리”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대학교수 출신의 정치학자이기도 하다. 손 대표는 문화일보와의 파워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야당에 무조건 ‘협력해달라’고만 하는데 그건 협치가 아니다”라면서 “협치는 주고받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손 대표는 “정부가 여론 지지율만 믿는 건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인식이 전혀 돼 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같은 다당제하에서는 집권당이 야권과 연대해 원내 과반 의석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게 협치 아닐까. 문재인 정부의 국정 협치는 어떤가.

“민주주의에서 협치란 주고받는 거다. 정부와 국회, 청와대와 국회, 여당과 야당이 줄 건 주고 나눌 건 나누는 걸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이에 대해 실질적으로 협력을 해나가는 게 협치다. 독일을 보면 카운터파트 간 계약을 통해 주고받는 게 제도화돼 있다. 문재인 정부는 야당에 주는 건 없이 그냥 정부에 협조하라고 강요하면서 이걸 협치라고 말하고 있다.”

―협치의 메커니즘은 여야 간의 교환이라는 말로 들린다. 어느 쪽이 얼마나 줘야 하나.

“당연히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야당에 줘야 한다. 권력을 가진 측이 여권이기 때문이다. 내각을 배분하고 자원을 나누고 야당이 추진하는 정책을 국정에 반영하는 것, 즉 권력을 공유하는 건데 그러려면 여권이 야당에 주고 야당이 국정 운영에 협조하는 게 협치의 원리이자 민주주의의 당연한 원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협치 내각’ 시도가 있지 않았나.

“야권 인사를 빼가 내각에 임명하는 걸 협치라고 할 수는 없다. 당 대 당의 공유된 인식 속에서 협약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원 빼가기’지 협치가 아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협치를 하고 있다’는 보도 효과만 누리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협치의 제도화는 연정이라고 본다. 결국 선거 제도 개혁을 통한 다당제가 토대가 돼야 할 텐데.

“선거제도는 비례성을 강화하는 형태로 개혁돼야 한다. 그럼 어느 한 당이 의회 과반 의석을 가질 수 없고 구조적으로 다른 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밖에 없다. 지금 그런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대통령도 비례성 강화 선거제도 개혁을 소신이라고 얘기했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