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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권 경제평론가 前 자유경제원장

정부는 최근 대기업의 이익 일부를 협력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를 발표했다.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에 반하고, 전 세계에서 볼 수 없는 희귀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기본 발상은 중소기업이 협력해서 대기업이 이익을 내는데, 대기업이 이익을 독점한다는 인식이다. 기업의 생산활동과 시장경제의 원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무지에서 나온 용감한 발상이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의 시장경제를 파괴할 것이다.

기업의 생산활동은 실로 다양하고, 여러 중소기업과의 협력에 의해 이뤄진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모든 생산활동에 최고의 전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대기업의 생산활동에는 특정 분야의 전문회사인 중소기업의 협업이 필연적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협업을 하는 것은, 대기업이란 경제적 강자가 중소기업이란 경제적 약자에 대한 이타적 연민에서 결정한 게 아니다. 독자적인 생산보다 협업하는 게 이익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중소기업과 협업한다.

현재 대기업과 협업하는 중소기업은 전체 중소기업의 20% 수준이다. 대기업과 협업하는 중소기업 간에도 대기업과의 협업을 위한 경쟁을 한다. 대기업의 자비가 아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만이 협업을 할 수 있다. 대기업과 협업 대상으로 선택된 중소기업은 경쟁력을 갖췄기에 선택됐으며, 그 대가로 중소기업은 이익을 낼 수 있다. 중소기업 간에도 치열한 경쟁을 하며, 대기업은 최고의 중소기업을 선택한다. 대기업이 이익을 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선택 사항이기 때문이다.

‘이익’은 대기업이 생산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이익이란 경제적 유인이 있기에 대기업은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포함한 여러 가지 기업 결정을 한다. 그런 수많은 기업 결정이 제대로 됐는지를 평가하는 지표가 ‘이익’이다. 그래서 이익을 발생한 대기업은 대기업 스스로뿐 아니라, 협력 중소기업에도 이익을 주고, 정부엔 세금을 내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공익(公益)에 충실한 역할을 한다.

대기업 이익을 협력 중소기업과 공유하라는 강제적 법안은 대기업의 이익에 대한 경제적 유인을 없애는 것이다. 이익을 강제적으로 공유하게 하면, 이익을 통한 기업 성장과 국가 성장, 이로 인한 문명 발전이란 거대한 역사의 발전 에너지를 없애는 것이다. 과거 20세기 동안에 있었던 사회주의 실험을 통한 교훈이다.

이익공유제라는 제도를 제안한 정책 입안자는, 대기업의 이익은 중소기업의 착취에서 발생한 것이고 착취 대상인 중소기업은 항상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지금도 대기업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최저임금 제도,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너무 어렵다. 이익공유제는 이러한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도 이익을 창출한 대기업에 대해, 그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제도다. 기업 규제에도 굳건히 이익을 발생한 기업에 기업활동에 대한 마지막 철퇴를 가하는 규제정책의 정점이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항상 이익을 내는 게 아니다. 유능한 중소기업을 선정해서, 협업한 대기업이라고 해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 간의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면, 손실이 발생했을 때 ‘손실 공유제’도 같이해야 한다. 기업 이익은 주주의 재산이므로, 이를 공유케 하는 제도는 주주의 재산권 침해다. 이는 결국 경제 자유를 박해하는 것이며, ‘자유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시장경제 파괴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