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식통 “남북채널 통해
우리측 정서 고려해달라 요청
北은 ‘알겠다’ 취지로 답변”

책임·사과 언급은 없었던 듯

정부가 이른바 ‘리선권 냉면 발언’과 관련해 북한 당국에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에 대해 이해한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사과 입장 표명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8일 “남북 당국 간 채널을 통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발언이 논란이 되는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북한에 전달하고 우리 측 정서를 충분히 고려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며 “북측은 우리의 뜻을 알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 논란 속에 발견되는 우려는 이미 북측에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입장을 전달한 통로는 통일부, 국가정보원 등 북한과 상시 연락이 되는 채널인 것으로 보인다.

서훈 국정원장은 앞서 리 위원장 발언에 대해 “사실이라면 가만히 있을 일은 아니다. 분명히 짚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소식통은 “북한과 대화할 때 지나치게 저자세로 보이면 안 된다는 의견이 최근에 내부에서 제기된 것도 유감의 뜻을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북측은 정부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밝혔지만, 야당 등에서 요구하고 있는 책임자 문책이나 사과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재발 방지만 말하고, 책임 문제는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 실장이 “그런 일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면 이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저도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청와대와 정부는 더 이상 리선권 발언 문제가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북한 측에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도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 측도 냉면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공개적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사태를 더 키우지 말자는 우리 측 의견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