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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코드로 거래소 공격 수법
국제행사 열고 기술개발 주력

핵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암호화폐(가상화폐) 해킹을 통해 숨통을 열고 있다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다. 북한도 최근 암호화폐와 관련한 글로벌 행사까지 개최하는 등 암호화폐의 원천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조원진(대한애국당) 의원이 경찰청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제출받은 ‘북한 사이버테러 발생현황’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테러는 1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 국내외 금융권을 대상으로 돈과 정보를 빼내려고 시도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북한의 수법으로 추정되는 해킹을 통해 약 3만 명의 회원 정보를 빼돌렸으며, 같은 해 4월에는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전자지갑을 해킹해 비트코인 등을 탈취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8월 러시아 사이버 보안업체인 카스퍼스키랩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대표적 해킹조직으로 알려진 ‘라자루스’가 ‘애플제우스’로 불리는 신형 악성코드를 개발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공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RFA는 전임 미국 국가안보국 사이버안보담당관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해 채굴이나 해킹 등으로 획득한 암호화폐 수는 최소한 1만1000여 개로,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치였을 때 현금화했다면 2억1000만 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의 암호화폐 기술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월 KDB산업은행이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북한은 전문 인력을 활용해 암호화폐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며 북한 사회에서도 미미하게나마 암호화폐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지난 10월 1∼2일 평양의 과학기술전당에서 ‘조선국제블록체인콘퍼런스’를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암호화폐나 거래소를 만들 수 있는 능력 등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