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분담금 2380억원 미지급
현지 기술도입 생산 전환 검토

개발·양산비만 18조 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무기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이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투자 재협상 공식화로 사업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말까지 인도네시아와 재협상을 통해 투자 규모를 줄이는 대신, 현재의 ‘공동개발(KF-X/IF-X)’ 방식을 ‘기술도입 생산’ 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F-X 사업에 정통한 방산업계 소식통은 22일 “인도네시아가 한국과 전투기 공동개발 투자 규모를 줄일 계획”이라면서 “한국으로선 미국 정부의 수출승인(E/L) 제한에 따른 인도네시아 기술 이전이 여의치 않은 만큼, IF-X(인도네시아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예상되는 50대 양산 방식을 현지 기술도입으로 전환하는 ‘플랜 B(대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 조정 장관은 지난 19일 기자들을 만나 “KF-X/IF-X 사업 참여 조건을 재협상하기로 하고, 한·인도네시아 정상 간에도 이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올 초부터 인도네시아의 사업 재협상 요구를 예측해온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개발비의 20%인 1조7000억 원을 투자해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후 차세대 전투기 50대를 자국에서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이 중 950억 원만 납부한 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분담금 2380억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앞서 김종대(정의당)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 앞서 지난 8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인도네시아의 개발비 납부가 어려울 것”이라며 “청와대가 나서서 신규 쌍발엔진 형상의 단발 형상 전환 검토 등 군 요구성능(ROC) 조정 등을 통한 KF-X 사업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문화일보 10월 8일자 4면 참조)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