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성 구로구청장이 1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민선 7기 구정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로구 제공

이미지 크게보기 이성 구청장이 지난해 10월 전용차로 도입한 중형 전기차를 소개하고 있다.

- ‘3선 연임’ 성공한 이성 구로구청장

IoT 적용 ‘알림서비스’ 시행
치매·독거 노인 돌봄에 적용
미세먼지·화재예방으로 확대

업무·상업 신도림 편중 심해
고척동 교정시설 부지 개발
차량기지 이전통해 균형모색

구로시장 등 침수지도 작성
맞춤형 대책으로 수해 막아

3선 연임에 성공한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은 “구로구 발전을 위해 새로운 시작을 더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3선 연임 금지 조항으로 이번 민선 7기 구청장이 사실상 마지막이지만 그에게선 의욕이 넘쳐났다. “그동안 펼친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다른 3선 구청장과는 궤가 달랐다. 1일 초선 같은 각오를 다지는 이 구청장을 만나 구로구의 미래 청사진을 들었다.

이 구청장은 민선 7기 구정 최우선 목표로 ‘일자리 넘치는 스마트 산업도시’를 제시했다. 구로구는 지난 4년간 국내 최초로 구 전역에 공공 무선 데이터 전송 시스템(WIFI)을 구축했고, 올해에는 사물인터넷(IoT) 전용망 구축을 완료하는 등 미래 첨단 도시를 향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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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는 지난해 1월 전국 기초단체 최초로 IoT를 담당하는 ‘스마트도시팀’을 신설했다. 스마트도시팀에서는 현재 치매 어르신, 독거 어르신, 어린이집 등에 IoT를 적용한 ‘안심케어 서비스’를 시범 실시하며 첨단 기술을 복지 분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 미세먼지 측정·알림, 실내 공기 질 개선, 전통시장 화재 알림 서비스에도 첨단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주요 행정 서비스가 첨단 기술로 빠르게 이뤄질 날이 머지않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스마트한 기술을 이끌어 갈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로봇, 코딩, 3D 프린팅, 가상현실(VR), 드론 등 융·복합 과학교육을 지원할 ‘융합인재교육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 스마트 도시 가상체험관을 조성, 첨단 IoT 기술을 홍보하고 주민들에게 체험 기회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구청장은 “오는 12월엔 지하철 7호선 천왕역 지하 1층에 들어설 연면적 2500㎡ 규모의 일자리 토털 플랫폼이 생기고 동양미래대와 성공회대에 청년창업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한다”며 “G밸리 정수장 부지에 건립 중인 ‘G-스퀘어’에 창업보육센터와 게임박물관 등이 진용을 갖추면 첨단 기술과 인력이 모인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이 구청장은 ‘균형 발전’ 모델도 제시했다. 현재 구로구는 업무·상업의 중심이 동쪽인 신도림 역세권과 구로디지털단지 일대에 집중돼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 8년간 이런 편중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척동 교정시설 부지 개발, 구로차량기지 이전, 온수산업단지 재생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는 “올해 안에 교정시설 부지에서 2022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주상복합 건물과 아파트 건설 공사가 시작된다”며 “2200여 가구 대규모 단지에 복합 행정청사와 세무서, 도서관, 공원이 조성될 예정으로 고척동이 구로의 제2행정타운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차량기지는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가 이전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으며, 연내 이전 대상지와 노선을 고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구로구와 서울시도 지난해 12월 구로차량기지 이전에 관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했고, 올해 3월 차량기지 부지 활용 구상을 담은 ‘도시관리계획 수립 용역’도 공동 발주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차량기지 일대 15만8929㎡가 오는 2026년 상업·업무·주거시설이 어우러진 복합 신도시로 다시 태어난다고 이 구청장은 밝혔다.

2015년 7월 국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경쟁력 강화 재생단지’로 선정한 온수산업단지는 2025년까지 다양한 편의시설과 연구개발센터 등을 갖춘 기술융합형 스마트 단지로 변모한다. 구로구는 국토부, 서울시, 부천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세부 사업 계획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12월 완료 후 내년 사업 착수 예정이다.

이 구청장에게 지난 8년간 가장 잘한 행정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맞춤형 수방대책 수립’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만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는 단서를 붙였다. 수해 피해 예방법에 대한 그의 소신은 확고했다. 수해는 하수관·펌프장의 흐름 및 용량보다 지역 상황에 맞춰 ‘버티는 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2010년 추석 때 폭우로 물에 잠긴 구로시장 복구를 위해 상인들과 함께 하수구를 뚫으며 구상을 했었다”며 “이후 침수지도를 작성, 침수 피해 가구 공무원 돌봄서비스, 모터펌프·방수판·모래주머니 보급, 빗물받이 관리자 지정제를 시행한 결과 2013년 이후 한 건의 수해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구청에서 그동안 가정마다 세워준 수방 대책의 반복 숙달이 마지막 과제로 남아 있다.

구로구는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은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16개, 작은도서관 71개다. 2010년부터 구립 공공도서관 건립 정책을 적극 펼쳐온 결과다. 이 구청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도서관을 임기 내 120개 이상으로 늘려 대한민국 대표 도서관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 서남권 대표 거점도서관 건립을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다. 그는 개봉2동 KBS송신소 부지에 건립 예정인 서남권 거점 도서관을 ‘일자리·산업·경제 특화 도서관’으로 선보일 생각이다. 이 구청장은 “1만2000㎡ 규모에 열람실, 미디어실, 콘퍼런스홀, 스터디룸, 일자리·창업지원센터 등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소탈한 면모에 ‘정치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구청장은 “그런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며 “환경 정화 행사에 가면 주민들과 간단히 인사하고 청소를 열심히 하는데 행사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게 주민을 위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복지·안전 등 모든 면에서 구로구를 균형 잡힌 미래 첨단 도시로 만든 단체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